목차
1. 줄거리 요약
2. 명장면과 감정선에 대한 분석
3.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보기 위한 사전 체크리스트
- 재개봉 2025.09.17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 러닝타임 131분
한때 모두가 열광한 테니스 천재 ‘타시’(젠데이아). 지금은 남편 ‘아트’(마이크 파이스트)의 코치가 되어 그의 재기를 위해 모든 걸 건다. 하지만 결승전에 타사의 전 남자 친구이자 아트의 절친이었던 ‘패트릭’(조시 오코너)이 다시 나타나는데... 세 남녀의 사랑과 욕망이 마침내 코트 위에서 폭발한다!
1. 줄거리 요약
한때 테니스계가 사랑한 천재 ‘타시’는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 코치가 됩니다. 그녀는 남편 ‘아트’를 다시 정상에 올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걸죠. 그런데 부진의 늪에 빠진 아트의 자신감을 끌어올리려 ‘챌린저’급 대회에 출전시키는 순간, 타사의 옛 연인 ‘패트릭’이 맞은편 코트에 서고 맙니다.
알고 보니 세 사람은 10대 시절부터 얽혀있었습니다. 주니어 선수 생활 시절 아트와 패트릭은 단짝이자 라이벌이었고 둘 다 신성 타시에게 한눈에 반했던 거죠. 세 사람의 감정은 호텔방에서 처음 불꽃을 튀기고, 설렘과 호기심 그리고 서로에 대한 경쟁심이 한 몸처럼 섞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균형은 무너지게 되죠. 타시는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스스로의 재능을 잃은 뒤 ‘전략’으로 살아남는 법을 배웁니다. 아트는 성실함과 훈련으로 톱 랭커가 되고 패트릭은 방랑하듯 하부 투어를 전전합니다.
타시는 남편을 다시 정상으로 올리기 위해 패트릭을 ‘자극제’로 다시 호출합니다. 코트 밖에서 쌓인 욕망과 질투는 결국 코트 위에서 터지고 그들의 결승전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편집 속에 달아오릅니다.
포인트 하나, 시선 한 번에 10여 년의 기억이 스치고 그 끝에서 영화는 승부의 결과를 말해 주지 않습니다.
대신 두 남자의 몸이 네트 앞에서 부딪치고 타시는 벤치에서 폭발하듯 외칩니다.
이 이야기는 “누가 이겼나”보다 “누가 누구를 욕망하고, 누구의 시선으로 경기를 설계했나”에 관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과 ‘경쟁’이 같은 단어처럼 들리게 만드는, 뜨겁고도 차가운.
2. 명장면과 감정선 분석
명장면 1. 호텔방의 첫 ‘삼각형’
세 사람의 첫 키스가 이어지는 호텔방. 노골적이지만 유치하지 않습니다. 이 장면의 핵심은 “누가 주도권을 쥐는가” 이기 때문이죠. 타시는 질문만 던집니다. “내일 진짜 멋진 테니스 보여줘.”
선택과 대답은 두 남자의 몫이 되는 거죠. 결국 사랑의 언어가 곧 경기의 언어가 됩니다.
명장면 2.스탠퍼드 경기 중 부상
다시가 무릎을 다치는 순간, 관객은 “천재가 선수에서 전략가로 이동하는” 기점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사실 그녀의 상실은 공백이 아니라 전환이라고 할 수 있죠. 타시는 코트의 ‘행위자’에서 ‘설계자’로 바뀌게 되고 또 다른 삶을 전개하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남을 조종할 수 있는 냉정함이 생기고 사랑도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재배열되는 거죠.
꿈을 잃은 사람의 슬픔이 힘으로 바뀌게 되는 순간입니다.
명장면 3.뉴로셸 결승의 네트 앞 ‘충돌’
마지막 랠리에서 아트가 네트로 뛰어들며 패트릭과 서로를 끌어안듯 부딪히고 승패는 멈춥니다. 순간 중요한 건 포인트가 아니라 관계의 형태라는 걸 선언하는 제스처가 보이죠. 두 남자는 다시 ‘단짝’이 되고. 다시는 벤치에서 절규에 가까운 환호를 터뜨립니다.
그 환호가 보여주는 속내는 타시 자신이 설계한 ‘완벽한 순간’이 완성됐다는 희열이겠죠.
이 엔딩은 감독과 배우들이 의도한 모호함을 그대로 유지하며 끝이 납니다.
3.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보기위한 사전 체크리스트
테니스 맥락을 알면 긴장감이 2배
영화의 무대는 ‘챌린저’ 투어 즉 메이저가 아니라 하부 투어입니다. 여기서 어떠한 문제로 인해 다시 커리어를 재시동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승점·상금보다 ‘자존심’이 더 크게 보이게 되죠.
또 테니스는 경기 중 코치와 대화가 제한되는 스포츠입니다. 물론 규정은 시대와 대회에 따라 계속해서 달라져왔지만 “코치의 존재가 말없이 경기 흐름을 바꾼다”는 아이디어가 이 영화의 출발점입니다. 작가는 실제 2018 US오픈에서 불거진 ‘코칭 논란’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그러니 타시의 시선·손짓·표정은 말이 없는 코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소를 알고 보면 마지막 결승에서 왜 모두가 예민해지는지 자연스럽게 체감될 거예요.
“클럽에서 치는 테니스”의 감각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트렌트 레즈너 & 애티커스 로스가 만들었습니다. 반복되는 비트, 하우스·테크노 음악은 그들이 연출하는 씬에 자연스럽게 입혀 들어가고 관객이 보는 영화에서의 테니스 경기는 점점 ‘춤’처럼 보이게 되죠. 또 영상 편집을 진행한 마르코 코스타는 시간대를 과감하게 절단·교차해서 중심을 잡습니다. 한 포인트가 과거의 키스·싸움·약속을 소환하고 이미지와 음악을 타면서 감정이 폭발합니다.
묘하게 장면을 보면서 배경음악과 함께 내 심장이 왜 이렇게 쿵쾅대는 건지 의심하는 순간, 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현실감의 비밀, ‘테니스 배우들’을 만든 트레이닝
배우들이 진짜 선수처럼 보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 테니스 코치이자 해설가 브래드 길버트가 기술 자문과 훈련을 맡았습니다.
출연진은 촬영 전 집중 캠프를 거치고 테니스 경기에 필요한 자세나 기술을 코칭받았습니다. 물론 실제 경기는 CG와 실사 동작을 섞어 구성했지만 장면의 각 타이밍은 배우들이 직접 만든 결과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운동하는 몸”을 보여주고 그 몸이 말하는 영화의 경기를 관객이 실제처럼 체감하면서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
이 영화의 로맨스는 달콤하지 않습니다.
뜨겁고, 때로는 잔인하죠. 하지만 이상하게 해방감이 있습니다.